10년이 걸렸다.
가족들의 설득으로 호주 유학을 선택.
영주권학과만 보고 회계학을 선택.
이 대학교 회계학이 유명하단다,
지난 몇년간 취업률 1등이라더라,
누가 이 대학을 졸업했단다,
아 그래? 그렇게 대학교를 선택.
입학하고 낙제는 간신히 면하면서 시간 보냈더니 졸업.
졸업하고 1년 정도면 영주권이 나오겠지? 는 무슨 ㅋ.
이제 고생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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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사나 유학원에 돈 쓰기 싫어서
혼자서 알아보겠다고 이민성 사이트 들락날락하고 클릭질하며
정보를 알음알음 모았더니,
'내가 대체 무슨 짓을 하며 시간을 보냈나'
'영주권이 그렇게 간단하게 나오는게 아니구나'
'왜 하필 회계학을 선택해서...' 등등
별의별 생각을 다 하며 과거의 생각없던 자신을 저주했었다.
아무튼, 이미 지나간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고,
방법을 찾아가며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해나갔다.
PY도 해서 점수 더 얻고,
대학교 다닐 때 단기알바로 일했던 회사에서 새끼 회계사 자리도 내어주어서
경력점수 쌓을 수 있었고,
IELTS 점수가 안나와서 PTE로 바꿔서 점수도 나올 수 있게 되었고..
문제는 내가 점수를 조금씩 얻어감과 동시에,
영주권 점수의 허들도 같이 올라갔다...
485 졸업생비자, 석사과정도 다시 등록하면서 학생비자로 시간을 벌어야 했고,
그래도 결국 가장 큰 희망이었던 PTE 최고 점수로 영주권 신청을 들어가게 되면서,
겨우 영주권이 나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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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을 신청하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대기기간이 10개월 정도라고 나오길래
이제는 기다리는 것 이외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설렁설렁 일자리나 알아보는 백수였었는데,
(안나오면 어차피 한국행이니 별로 의욕적이지도 않았다.)
신청 후 3개월이 지난 어느 날 이민성에서 날아온 이메일.
'벌써 결과가 나올리는 없겠고 추가 서류 요청이겠지'
싶어서 첨부된 파일을 열었는데...
한 10초 정도는 눈알만 굴리면서 뭐가 Grant인거지 생각했었다.
처음에는
'이게 지금 왜..? 10개월이라며 아직 3개월밖에 안지났는데?'
'스팸 같은건가.. 아닌데 이민성에서 온건데..'
이러다가 진짜 영주비자인 것을 알고 기쁨의 환호를 치고 싶었는데,
도서관이어서 얼굴만 울그락 불그락 해대면서 얼른 나왔다.
바로 가족들한테 전화도 하면서 소식을 알리고 나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받겠지 하던걸 드디어 받긴 했는데...
이제 일자리도 제대로 알아봐야 하나..
근데 회계는 싫다.. 등등 다른 고민들이 생겼다.
그토록 원하던 영주권의 기쁨도 잠시,
다른 고민들이 금세 생각을 비집고 들어왔다.
당시 나는 영주권 이외에는 전혀 생각한 것들이 없었고,
시간이 꽤 지난 지금도 뚜렷하게 목표가 잡히지 않는다.
그나마 꾸준하게 운동을 하며 식단을 조절했더니,
몸무게는 15키로 정도가 빠졌다.
이제는 운동 외에 다른 것들을 해보려고 하는데,
이 블로그도 그 중 하나이다.
글을 써보면서 책도 읽고,
내가 호주에서 영주권을 딴 의미가 있게끔 앞으로 살아갈 날을
조금 더 치열하게 채워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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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오랜만에 이민 정보를 보았는데,
189 영주비자는 회계학뿐만이 아니라 전부 상황이 안좋더라.
계속해서 높아져만가는 허들은 내려올 생각이 없는 것 같다.
호주 영주권 준비하시는 분들.. 힘내십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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